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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9. 10. 23. 02:44


쏟아지는 박수갈채 속에서 스크린에 자인이 가득 잡혔을 때, 사람들의 환호와 함께 눈물이 그렁거리는 자인을 봤을 때 영화가 다 끝났는데도 눈물이 나왔다.


나는 이 글을 다 쓰면 노트북을 닫고 침대에 누워 영화 생각을 하다가 핸드폰으로 시답잖은 연예인 이야기나 찾아보고 잠들 것이다. 무거웠던 이 마음도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면 점점 옅어질 것이고, 커뮤니티에 올라온 영화 글을 보거나 외장하드를 꺼내지 않는 이상 또 잊고 살아갈 게 뻔하다. 사실 영화가 끝난 직후에도 눈물을 닦으며 식탁에 올려져 있던 포도를 집어 먹었고 핸드폰으로 리뷰를 검색하다 트위터에 접속했다. 영화를 보면서 또 영화가 끝나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들과 모든 행동들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내 일상이 바로 바뀌지는 않았다. 그래서 나는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들이 시간이 지나면 위선으로 남을까 겁이 난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면의 사진처럼 오래도록 지금의 감정들을 남기고자 이 말은 감히 적고 싶다. 너무 불편하고 이기적이어서 미안하지만 내일의 자인이, 내일의 자인은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.